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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의 서재

문장이 머무는 집


버텨낸 하루 끝에서 만난 문장 | 쉼표의 서재 하루를 버텨낸 뒤 조용히 마주한 저녁의 풍경. 말로 다 하지 못한 하루의 끝에서 문장 하나가 남는 순간을 담았다.프롤로그오늘은참 잘 버텼다는 말이쉽게 나오지 않는 하루였다.누군가에게 설명하기엔너무 사소했고,그렇다고 그냥 넘기기엔마음이 조금 닳아 있었다.프롤로그 버텨낸 하루 하루의 끝 남은 문장버텨낸 하루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하기엔 거짓이고,큰일이 있었다고 말하기엔 과장이었다.그래서 오늘의 하루는그저 ‘버텨냈다’는 말이가장 가까웠다.하루를 버틴다는 건대단한 의지가 필요한 일이 아니다.대부분은그냥 도망치지 않은 정도다.할 일을 미뤘고,말을 아꼈고,괜히 창밖을 오래 바라봤다.하루의 끝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서야비로소끝이 보였다.무너지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오늘은여기까지 온 셈이었다.잘 해.. 더보기
빌어먹을, 이게 인생인가 EP.2 — 7개월의 망설임 —프롤로그이거 진짜 뭐야?다낭에 온 지 7개월째.매일 같은 생각만 한다.한국으로 돌아갈까? 빛이 거의 없는 검은 배경 위에 미세한 결이 남아 있다.아무것도 하지 않은 시간처럼 보이지만,사실은 수없이 흔들리고 망설인 흔적이 쌓인 표면이다.이 이미지는 결단의 순간이 아니라결정을 미루며 견뎌낸 시간 자체를 담고 있다. 맨땅에 헤딩40년 직장 생활을 정리하고 베트남에 왔다.계획?없었다.연줄?없었다.베트남어?“안녕하세요” 하나.돈?퇴직금뿐.친구?한 명도 없다.완전히 맨땅에 헤딩이었다.그런데 문제는,헤딩한 맨땅이 생각보다 단단하다는 거였다. 모지란 삶7개월이 지났다.돈은 생각보다 빨리 줄어든다.계산해 보면 무섭다.“이 속도면 몇 년 못 버티겠네.”할 일은 없다.아침에 일어나도 갈 곳이 없다.출근.. 더보기
《쉼표의 서재 일지 — 2025년 12월 17일》 말보다 호흡이 먼저 필요했던 날.다음 길을 서두르지 않고,지금의 마음을 먼저 가만히 내려놓는 저녁의 기록.쉼표의 서재에 남겨 둔 하루의 쉼. 오늘은앞으로 가는 이야기보다지금 멈춰 서는 쪽을 먼저 택했다. 할 수 있는 말은 많았지만굳이 꺼내지 않아도 되는 말도 있다는 걸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모든 선택이 곧바로 결정으로 이어질 필요는 없다는 것도. 어제보다 나아지지 않았다고오늘이 뒤처진 건 아니다.그저 오늘은숨을 고르는 날이었을 뿐이다. 글을 쓰는 일도 그렇다.밀어붙일 때가 있고,잠시 내려놓아야 할 때가 있다.오늘의 나는후자를 선택했다. 마음에 와닿은 글을 초안을 먼저 잡아 두는 일은 이상하게도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미리 써 둔 기록 하나가하루를 지탱해 주는 느낌이다. 지금 당장다음 글의 방향이 또렷하.. 더보기
아무 말도 하지 않은 날에 남은 문장 | 쉼표의 서재 하루를 버텨낸 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흘려보낸 저녁의 풍경. 말보다 침묵이 먼저였던 하루와, 그 끝에 남은 문장을 담은 이미지.프롤로그말하지 않은 하루도그대로 지나가지는 않는다.조용히 흘려보낸 시간 끝에서문장은늘 가장 늦게 도착한다.프롤로그 조용한 하루 남은 문장 하루의 끝조용한 하루오늘은굳이 설명하고 싶지 않은 하루였다.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하자면 말할 수는 있지만,그게 오늘을 더 잘 설명해 주지는 않을 것 같았다.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루 종일 말을 아낀 대신조금 더 천천히 걸었다.괜히 커피를 한 번 더 내리고,창가에 오래 서 있었다.남은 문장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내다 보니문득 알게 된 게 하나 있었다.말하지 않은 하루에도문장은 남는다는 것.오늘의 문장은크게 울리지 않았다.대신 조.. 더보기
빌어먹을, 이게 인생인가 EP.1 40년 직장을 떠나 다낭에서 맞이한 3년째의 진실프롤로그빌어먹을 인생이라고 욕을 내뱉고서도, 나는 여전히 이 삶을 끝까지 살아보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이다.빛이 거의 없는 검은 화면 위에 미세한 결이 남아 있다.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 같지만,가만히 들여다보면 어둠에도 층이 있고 방향이 있다.이 이미지는 답을 보여주지 않는다.다만, 길을 잃은 순간의 정직한 상태를 그대로 담아낸다. “빌어먹을.”다낭에 온 지 3년째 되는 오늘, 새벽 4시. 나는 또다시 이 말을 중얼거린다.마지막 날.40년.14,600일.350,400시간.사무실 책상 서랍을 비우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20분이었다. 40년이 20분으로 정리되었다.명함 몇 장, 볼펜 두 자루, 오래된 달력, 퇴색한 가족사진 한 장. 이게 다였다.동료들이 커피를.. 더보기
열심히 살았는데 인생이 왜 이 모양이야 프롤로그열심히 살았다.그런데 요즘은 자꾸 묻게 된다.“이게 정말 내가 잘못 살아온 결과일까?”이 글은 그 질문을 피하지 않고 적어 내려간 기록이다.불이 낮아진 스탠드 아래,아직 끝내지 못한 생각들이 노트 위에 남아 있다.열심히 살았다는 말로는 설명되지 않는 하루의 무게를,조용히 받아 적기 직전의 순간.잘못 산 것도 아닌데 성실한 사람의 시험 요즘 유난히 빡친 이유 그래도 포기 못하는 이유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잘못 산 것도 아닌데, 자꾸 틀린 사람처럼 된다대충 산 적 없다.약속을 지키려 애썼고,남에게 피해 주지 않으려고 한 번 더 생각했고,버틸 수 있을 만큼은 늘 버텼다.그런데 이상하다.왜 자꾸 나만 설명해야 하고,왜 나만 이해해야 하고,왜 나만 “조금만 더”를 요구받는 걸까.그래서 결국 이 문장에 도착.. 더보기
《쉼표의 서재 일지 — 2025년 12월 16일》 불을 낮춘 스탠드 아래에서오늘을 천천히 정리하는 시간.선택하지 못했던 순간들까지도기록으로 남기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쉼표의 저녁. 오늘은선택하지 못한 것들이 유난히 많았다. 해야 할 말과하지 말아야 할 말 사이에서몇 번이나 멈췄고,결정해야 할 순간마다한 박자 늦게 숨을 골랐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니다.하루는 분명 흘러갔고,나는 그 안에서 나름의 자리를 지켰다. 열심히 살았다는 말은오늘따라 쉽게 나오지 않았다.대신 이런 문장이 남았다.그래도 오늘을 버리지는 않았다. 괜찮은 척도 했고,솔직해지고 싶은 순간도 있었고,결국은 또 조용히 정리하는 쪽을 택했다.요즘의 나는크게 흔들리기보다는작게 오래가는 법을 배우는 중인 것 같다. 선택하지 못한 하루는실패한 하루가 아니라아직 결론을 미루어 둔 하루다.그걸.. 더보기
〈밤이 오는 길목에서〉 EP.3 — 조용히 눌러 앉는 것들 해가 완전히 사라지기 직전, 감색과 오렌지가 겹쳐지는 시간의 공원 풍경을 담은 이미지입니다.벤치에 홀로 앉아 고개를 숙인 인물의 실루엣은 말없이 쌓여온 하루의 무게와,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피로를 상징합니다. 이 장면은 삶의 무게가 언제나 큰 사건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아무 일 없는 날들 속에서 조용히 눌러앉는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버텨내고 있다는 말조차 하지 않게 된 시간, 그 침묵 속에서도 삶은 계속되고 있음을 담아낸 이미지입니다. 삶의 무게는 언제나 큰 소리로 오지 않는다.대부분은 소리 없이, 예고 없이,아무 일 없는 얼굴로 내려앉는다. 사람들은 흔히 무거운 하루를 말할 때사건을 떠올린다.실패한 일, 무너진 관계, 감당하기 어려운 선택들.하지만 진짜 무게는그런 장면이 없는 날들에서 만들어진다... 더보기